🏙️ “성수동 지금 위험하다?” 사람은 넘치는데 사장님들이 떠나는 진짜 이유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사람이 넘치는 서울 성수동.
성수역에서 연무장길로 나오면 화장품·패션 매장과 팝업스토어마다 사람들이 줄을 서고, 거리에서는 영어·중국어·일본어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겉으로만 보면 서울에서 가장 장사가 잘될 것 같은 동네입니다.
그런데 정작 성수동에서 장사를 해온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이제 버티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식당과 카페는 줄어들기 시작했고 높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한 일부 점포는 연무장길을 떠나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낮았던 다른 성수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성수동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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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성수동이 망한다? 정확히는 ‘상권의 주인이 바뀌는 중’
먼저 한 가지는 구분해야 합니다.
현재 지표만으로 “성수동 상권이 망하고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지나칩니다.
오히려 성수동에는 여전히 엄청난 사람이 몰리고 있고 국내외 브랜드가 가장 선호하는 팝업스토어 지역 가운데 하나입니다.
문제는 사람이 많다는 것과 기존 자영업자가 돈을 잘 번다는 것이 더 이상 같은 의미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서울시 상권분석 자료를 토대로 한 최근 보도를 보면 성수동 카페거리 전체 점포는 2021년 2분기 462곳에서 올해 613곳으로 약 33% 증가했습니다.
상권 자체는 커졌습니다.
그런데 업종별로 보면 이상한 변화가 나타납니다.
외식업 점포는 2024년 241곳까지 증가했다가 지난해 230곳, 올해는 228곳으로 2년 연속 감소했습니다.
반면 소매업은 같은 기간 245곳에서 297곳으로 약 21% 증가했습니다.
즉, 성수동의 중심이 과거의 맛집·카페 중심 상권에서 패션·뷰티·쇼핑·팝업스토어 중심 상권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 2. 특히 카페가 심상치 않다…새로 여는 곳보다 닫는 곳 많아져
한때 성수동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카페였습니다.
공장과 창고를 개조한 독특한 카페들이 성수동을 지금의 핫플레이스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카페 관련 지표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커피·음료 업종의 개업률은 2024년 2분기 **8.9%**에서 올해 2분기 **3.7%**까지 떨어졌습니다.
반대로 폐업률은 같은 기간 **2.7%에서 5.5%**로 올라갔습니다.
결국 올해 2분기에는 새로 문을 연 카페보다 문을 닫은 카페가 더 많아졌습니다.
성수동의 상징과 같았던 카페가 가장 먼저 높은 임대료와 치열한 경쟁의 영향을 받고 있는 셈입니다.
💸 3. 가장 큰 문제는 임대료…팝업 하루 대관료가 1천만원
왜 이렇게 됐을까요?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이 공간 가격입니다.
최근 별도의 팝업시장 조사에서도 성수동 연무장길의 임대료 상승이 확인됩니다.
올해 상반기 전국 팝업스토어는 2,130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44.9%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성동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34.9%에서 26.0%로 감소했습니다.
연무장길에서 열린 팝업 역시 지난해 상반기 233개에서 올해 196개로 줄었습니다.
이유 가운데 하나가 가격입니다.
연무장길의 임차료는 5년 전보다 약 3배 상승했고 현재 약 160㎡ 공간은 하루 300만원대, 330㎡ 정도의 큰 공간은 하루 1,000만원대 대관료까지 형성돼 있다는 조사도 나왔습니다.
일부 인기 공간은 이보다 더 높은 하루 1,000만~2,000만원 수준의 대관료가 거론될 정도입니다.
커피와 파스타를 팔아서 이런 공간비용을 감당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업에게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 4. 카페는 월세지만 기업은 ‘광고비’로 계산한다
성수동 변화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카페나 식당 사장에게 임대료는 매달 벌어서 갚아야 하는 고정비입니다.
하지만 대기업이나 유명 브랜드가 운영하는 팝업스토어는 성수에서 직접 물건을 많이 팔아 이익을 남기는 것이 반드시 목적은 아닙니다.
성수동에서 신제품을 알리고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고 언론과 인플루언서에게 노출되는 것 자체가 마케팅입니다.
따라서 하루 수백만원의 대관료도 광고비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결국 같은 공간을 놓고
자영업자는 매출로 임대료를 감당해야 하고
대기업은 마케팅 예산으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가격 경쟁에서 개인 식당과 카페가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 5. 더 큰 문제…팝업은 임대료 5% 상한 적용도 어렵다
여기에 일반 상가 임대와 팝업스토어 대관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임대료 증액 제한 규정은 일정 조건의 계속된 임대차 관계에 적용되지만 팝업스토어처럼 짧게 사용하는 단기 대관은 같은 방식으로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성동구 역시 팝업스토어 임대료 상한제와 관련한 민원 답변에서 단기 임대의 경우 일반적인 임대료 증액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건물주 입장에서는 장기간 한 식당에 임대하는 것보다 인기 있는 시기에 높은 가격을 받고 팝업 공간으로 대관하는 것이 더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최근 성수동 젠트리피케이션이 과거와 조금 다른 이유입니다.
🛍️ 6. 과거엔 프랜차이즈가 들어왔는데…지금은 팝업이 들어온다
예전 젠트리피케이션은 비교적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작은 가게들이 골목을 유명하게 만들면 사람들이 몰리고 임대료가 올라갑니다.
그러면 대형 프랜차이즈가 들어오고 기존 상인이 밀려납니다.
그런데 현재 성수동은 조금 다릅니다.
성수역 일대 프랜차이즈 점포는 오히려 2021년 118곳에서 올해 114곳으로 감소했습니다.
대형 프랜차이즈가 모든 자리를 차지한 것이 아닙니다.
대신 그 자리에 들어오는 것이 기업 직영매장·플래그십스토어·팝업스토어·브랜드 체험공간입니다.
말하자면 성수동은 이제 단순한 ‘동네 상권’이 아니라 거대한 오프라인 광고 플랫폼처럼 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 7. 내국인은 줄고 외국인은 2배…성수 찾는 사람도 달라졌다
거리 분위기가 달라진 데는 방문객 구성 변화도 있습니다.
성수동 4개 행정동의 6월 일평균 생활인구를 보면 내국인은 2023년 약 225만9천명에서 올해 221만9천명으로 약 2% 감소했습니다.
반면 단기체류 외국인은 같은 기간 약 2만9천명에서 6만2천명으로 112% 증가했습니다.
두 배 이상입니다.
물론 생활인구에는 주민과 직장인도 포함되기 때문에 이 숫자를 순수 관광객 수로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성수동에서 외국인 방문객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방향성은 분명합니다.
성수는 이제 서울 젊은이들만 찾아가는 핫플이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서울의 관광 상권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 8.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왜 주변 식당은 힘들까?
여기서 가장 이상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사람은 많은데 장사가 안 되는 가게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유 중 하나가 이른바 ‘목적지 소비’입니다.
예전에는 성수동에 놀러 왔다면 카페에 가고, 밥을 먹고, 골목을 돌아다니다 다른 가게에도 들어가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SNS에서 특정 팝업이나 특정 매장을 미리 검색하고 방문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A 브랜드 팝업 → 유명 맛집 → 카페 → 귀가
이런 식으로 목적지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거리 유동인구가 아무리 많아도 그 사람들이 주변 가게에 골고루 돈을 쓰는 것은 아닙니다.
댓글에서도 성수동을 두고 ‘사진 찍거나 특정 공간을 찾아가는 곳’이라는 취지의 반응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무서운 변화입니다.
📊 9. 매출은 올랐는데 생존율은 떨어졌다
실제 통계에서도 이런 모순이 보입니다.
연무장길이 포함된 성수2가1동의 올해 2분기 점포당 월평균 매출은 약 2,027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7만원 증가했습니다.
겉으로 보면 상권이 좋아진 것입니다.
그런데 신생기업의 3년 생존율은 55.56%로 5.66%포인트 하락했습니다.
평균 영업기간도 약 3.4년으로 서울 평균 3.7년보다 짧았습니다.
즉,
상권 전체가 벌어들이는 돈은 늘어도
모든 가게가 그 혜택을 나눠 갖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잘되는 곳으로 소비가 집중되고 그렇지 못한 가게는 높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는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 10. 결국 사장님들이 ‘북성수’ 쪽으로 이동
높은 임대료를 견디기 어려운 일부 자영업자들은 연무장길을 벗어나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낮았던 수제화거리 등 성수 북쪽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관광객보다 직장인 수요가 상대적으로 강합니다.
실제로 성수2가3동의 직장인구는 3만1,123명으로 연무장길이 있는 성수2가1동의 7,660명보다 4배 이상 많습니다.
식당 입장에서는 팝업 방문객보다 매일 점심을 먹는 직장인이 오히려 안정적인 고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또 생겼습니다.
💣 11. 연무장길에서 밀려났더니 북성수 임대료까지 오른다
연무장길에서 나온 자영업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그쪽에서도 새로운 임차 수요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보도된 현장 사례에서는 5년 전 월 120만~130만원 정도였던 임대 관련 부담이 현재 약 180만원까지 상승했다는 사례도 나왔습니다.
결국 이런 흐름입니다.
연무장길 인기 상승
↓
팝업·브랜드 집중
↓
대관료·임대료 상승
↓
식당·카페 부담 증가
↓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으로 이동
↓
그 지역 임대료도 상승
젠트리피케이션이 한 골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변으로 번지는 셈입니다.
🏚️ 12. 그래서 계속 나오는 말이 ‘가로수길처럼 되는 것 아니냐’
성수동 관련 반응을 살펴보면 유독 반복되는 지역 이름이 있습니다.
신사동 가로수길입니다.
한때 서울 최고의 핫플레이스였지만 임대료 상승과 상권 변화 이후 대규모 공실 문제가 나타났던 대표적인 지역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기준 가로수길 상권 공실률이 **41.2%**까지 올라갔다는 조사도 있었습니다.
성수 관련 댓글에서도 “가로수길과 같은 길을 걷는 것 아니냐”, “임대료가 계속 오르면 결국 빈 상가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반복됩니다.
물론 현재 성수동과 가로수길을 똑같다고 보는 것은 무리입니다.
성수에는 업무시설과 공장·창고형 대형 공간, 서울숲, 패션·뷰티 기업, 외국인 관광수요 등 가로수길과 다른 요소가 많기 때문입니다.
🏗️ 13. 반대로 “성수는 쉽게 안 무너진다”는 시각도 있다
성수동에 대해 비관론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성수의 가장 큰 경쟁력 가운데 하나는 공장지대였던 독특한 공간 구조입니다.
낡은 공장과 창고를 그대로 활용해 다른 서울 상권에서는 만들기 어려운 대형 체험공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제 댓글 가운데도 성수동의 넓은 공장형 공간과 다양한 콘셉트가 다른 상권과 차별화되는 만큼 개발 방향에 따라 경쟁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반론이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성수를 두고 ‘끝났다’고 말하기보다는 상권의 성격이 급격하게 바뀌는 전환점에 들어섰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 14. 성동구도 이미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책 운영 중
성동구 역시 오래전부터 성수동의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성수동 일부 지역을 지속가능발전구역으로 관리하면서 건물주·임차인·성동구가 참여하는 상생협약 체결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특정 업종의 대기업·프랜차이즈 입점을 제한하는 정책도 운영합니다.
올해도 성수역 공간을 활용해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판로를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팝업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상업공간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존 젠트리피케이션 대책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 15. 심지어 브랜드들도 “꼭 성수여야 하나?”
흥미로운 것은 이제 자영업자뿐 아니라 팝업을 여는 기업들조차 성수의 높은 비용을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올해 상반기 전국 팝업스토어 개최 건수는 크게 늘었지만 성동구의 비중은 오히려 낮아졌습니다.
성수 대신 용산·명동 등 다른 지역을 검토하는 브랜드가 늘어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앞으로 성수동을 볼 때 상당히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자영업자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을 넘어 기업마저 “성수에서 팝업을 하는 광고효과가 이 비용만큼 가치가 있는가?”를 따지기 시작한다면 상권은 또 한번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16. 성수동의 진짜 위험신호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성수동의 현재 상황을 단순히 “사람이 줄어서 상권이 망한다”고 설명하면 실제 현상을 놓치게 됩니다.
오히려 지금도 사람은 많습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그 많은 사람이 누구에게 돈을 쓰느냐입니다.
팝업과 몇몇 유명 브랜드에는 긴 줄이 서는데 주변 식당과 카페의 폐업률이 올라간다면 상권 전체의 건강성은 약해질 수 있습니다.
더구나 높은 대관료 때문에 기존 자영업자가 밀려나고, 그들이 이동한 주변 지역의 임대료까지 따라 오른다면 성수동을 매력적인 장소로 만들었던 작은 가게들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성수에서만 볼 수 있었던 것’이 줄어드는 역설이 생깁니다.
🚨 성수동은 ‘끝물’일까? 아직 그렇게 단정하기는 이르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성수동이 당장 가로수길처럼 된다고 단정할 근거는 부족합니다.
외국인 관광객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기업의 관심도 여전히 높습니다. 독특한 공장형 공간과 패션·뷰티 브랜드 집적이라는 경쟁력도 있습니다.
다만 분명한 경고등은 켜졌습니다.
식당 감소, 카페 폐업률 상승, 높은 팝업 대관료, 자영업자의 주변 지역 이동, 목적지 소비 강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성수동의 미래를 결정할 질문은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사람이 얼마나 많이 오느냐”가 아니라
“그 사람들이 동네 전체에서 얼마나 돈을 쓰고, 다양한 가게들이 그곳에서 계속 살아남을 수 있느냐”입니다.
사람은 넘치는데 정작 동네를 유명하게 만든 가게들이 하나둘 사라진다면, 그때부터는 진짜 ‘핫플의 위기’를 걱정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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