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갈릴리 성지순례|베드로 수위권 교회,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내 양을 먹이라” 하신 곳
이스라엘 갈릴리 성지순례에서 빼놓기 어려운 곳 가운데 하나가 타브가(Tabgha)의 베드로 수위권 교회입니다.
화려하고 웅장한 성당을 생각하고 찾아가면 조금 의외일 수도 있습니다. 검은 현무암으로 지어진 작은 교회가 갈릴리 호숫가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곳에 담긴 성경 이야기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나타나 함께 아침을 드시고, 베드로에게 세 번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신 뒤 “내 양을 먹이라”고 말씀하신 요한복음 21장의 장면을 기념하는 장소입니다.
그래서 영어로는 Church of the Primacy of St. Peter, 우리말로는 ‘베드로 수위권 교회’, ‘베드로 수위권 성당’ 등으로 불립니다.
갈릴리 호숫가 타브가에 자리한 베드로 수위권 교회
사진을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짙은 회색의 돌입니다.
갈릴리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검은 현무암을 사용한 교회라서, 바로 인근의 밝은 석회암 계열 건물이 많은 성지들과 분위기가 상당히 다릅니다.
높은 종탑이나 화려한 조각도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투박하고 단순한 모습이 갈릴리 호숫가의 풍경과 잘 어울립니다.
현재의 프란치스코회 교회는 1933년 옛 성소가 있던 자리에 세워졌습니다. 이 장소에 대한 순례 기록은 훨씬 오래됐으며, 4세기 말 순례 기록에서도 예수님과 관련된 돌계단이 언급됩니다. (Christian Information Center)
왜 이름이 ‘베드로 수위권 교회’일까?
이곳을 이해하려면 먼저 요한복음 21장을 떠올려야 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 이후 베드로와 몇몇 제자들은 갈릴리에서 다시 고기를 잡습니다. 밤새도록 그물을 던졌지만 제대로 잡지 못하던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이 나타나십니다.
그리고 제자들이 육지로 올라왔을 때 숯불과 생선, 빵이 준비되어 있었다고 성경은 기록합니다.
식사를 마친 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세 번에 걸쳐 사랑을 확인하는 질문을 하시고, 베드로에게 양들을 돌보는 사명을 맡깁니다.
이 사건을 베드로의 사명과 수위권을 확인한 장면으로 기념하면서 이곳이 베드로 수위권 교회로 불리게 된 것입니다. (Christian Information Center)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 수위권 교회가 특별한 이유는 베드로의 실패와 회복 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붙잡히셨을 때 베드로는 예수님을 세 번 부인했습니다. 그런데 부활하신 예수님은 갈릴리 호숫가에서 베드로에게 다시 세 번 사랑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사명을 맡깁니다.
“내 양을 먹이라.”
단순히 베드로와 예수님이 다시 만난 장소를 기념하는 것을 넘어, 실패했던 제자가 다시 사명을 받는 회복과 재출발의 장소라는 의미가 더해지는 이유입니다.
사진으로 보면 더 독특한 교회
두 번째 사진처럼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면 교회의 특징이 더 잘 보입니다.
커다란 성당이라기보다는 작은 성소에 가깝습니다. 직선적인 외벽과 검은 현무암, 아치형 창문, 한쪽으로 솟은 작은 종탑이 전부라고 할 만큼 단순합니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면 왜 이 자리에 성소가 세워졌는지를 조금씩 느끼게 됩니다.
교회 바로 아래가 갈릴리 호수이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꼭 봐야 할 ‘Mensa Christi’
베드로 수위권 교회에 들어가면 화려한 제단이나 장식보다 먼저 눈여겨볼 것이 있습니다.
바로 ‘Mensa Christi’, 즉 ‘그리스도의 식탁’으로 불리는 바위입니다.
오랜 기독교 전통에서는 이곳의 바위를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식사한 사건과 연결해 기념해 왔습니다. 옛 기록에는 ‘Tabula’ 또는 ‘Mensa’라고 불린 바위가 언급되며, 현재도 이 바위가 작은 성소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남아 있습니다. (Studium Biblicum Franciscanum)
성경 본문 자체가 “바로 이 바위 위에서 식사했다”고 특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고고학적으로 사건의 정확한 지점을 증명한 장소라기보다는 오랜 순례 전통이 요한복음 21장의 사건을 기억해 온 성소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교회 밖의 돌계단도 그냥 지나치면 아쉽습니다
교회 내부만 보고 바로 나가면 이곳의 중요한 흔적 하나를 놓칠 수 있습니다.
교회 남쪽에는 바위를 깎아 만든 다섯 개의 돌계단이 남아 있습니다. 원래는 더 많은 계단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Studium Biblicum Franciscanum)
4세기 말 이 지역을 방문한 순례자의 기록에도 이곳의 돌계단에 관한 내용이 전해집니다.
무려 1,600년 이상 전부터 초기 기독교 순례자들이 이 지역을 예수님의 갈릴리 사역과 연결해 기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바로 앞 갈릴리 호수까지 내려가 보세요
베드로 수위권 교회를 방문했다면 건물만 보고 돌아가기보다는 갈릴리 호숫가까지 내려가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성경에서 갈릴리 호수는 단순한 배경이 아닙니다.
베드로를 비롯한 여러 제자가 어부로 살아가던 삶의 현장이었고, 예수님의 갈릴리 사역에서 수많은 사건이 벌어진 공간이기도 합니다.
특히 요한복음 21장을 떠올리며 호수를 바라보면 이곳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밤새 고기를 잡던 제자들, 호숫가에서 숯불을 피워놓고 기다리던 예수님, 그리고 식사를 마친 뒤 베드로와 나눈 대화까지….
성경 속 장면의 공간적 배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셈입니다.
https://blog.naver.com/ksg4104/224422869872
오병이어 기적 기념교회와 헷갈리지 마세요
타브가를 여행할 때 많이 헷갈리는 것이 오병이어 기적 기념교회와 베드로 수위권 교회입니다.
두 성지가 같은 타브가 지역에 있고 거리도 가깝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념하는 사건은 다릅니다.
오병이어 기적 기념교회는 예수님이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많은 사람을 먹이신 사건을 기념합니다.
반면 베드로 수위권 교회는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나타나시고 베드로에게 사명을 맡긴 요한복음 21장의 사건을 중심으로 기념합니다.
타브가에는 이처럼 오병이어, 베드로 수위권 등 여러 복음서의 기억이 집중돼 있습니다. ‘Tabgha’라는 이름도 그리스어로 ‘일곱 샘’을 뜻하는 Heptapegon에서 유래한 것으로 설명됩니다. (Studium Biblicum Franciscanum)
함께 둘러보면 좋은 갈릴리 성지 코스
갈릴리 성지순례를 한다면 베드로 수위권 교회 한 곳만 보기보다는 주변 성지를 연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병이어 기적 기념교회 → 베드로 수위권 교회 → 가버나움 → 팔복산 식으로 묶으면 예수님의 갈릴리 사역을 하나의 흐름으로 이해하기 좋습니다.
특히 타브가는 가버나움에서 서쪽으로 약 3km 떨어진 갈릴리 호수 북쪽 지역에 자리합니다. (Studium Biblicum Franciscanum)
오병이어의 기적을 보고, 베드로의 회복과 사명을 기념하는 장소를 거쳐, 다시 베드로의 집터와 회당 유적이 있는 가버나움으로 이동하면 성경의 장면들이 서로 연결됩니다.
현재 교회 관람시간은?
성지순례를 계획한다면 운영시간은 출발 직전에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Christian Information Center가 안내하는 베드로 수위권 교회의 방문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마지막 입장은 오후 4시 30분입니다. 다만 종교행사와 공휴일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Christian Information Center)
성지순례 단체의 미사나 예배 공간은 별도로 운영되기도 하므로 단체 방문이라면 사전 확인이 필요합니다. (Christian Information Center)
실제로 보면 화려함보다 ‘장소’가 기억에 남는 곳
베드로 수위권 교회는 건축물 자체만 놓고 보면 아주 화려한 관광지는 아닙니다.
오히려 작고 소박합니다.
하지만 교회 안의 바위와 오래된 전승, 교회 밖의 돌계단, 그리고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갈릴리 호수를 하나로 연결해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여기가 정말 그 장소인가?”라는 고고학적 질문과는 별개로, 초기 기독교 시대부터 수많은 순례자가 이곳에서 부활하신 예수님과 베드로의 만남을 기억해 왔다는 사실 자체가 이곳의 중요한 역사입니다.
갈릴리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질문
베드로 수위권 교회를 나오면서 가장 오래 남는 것은 건물의 모습보다 요한복음 21장의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실패했던 베드로를 다시 찾아와 사명을 맡기는 장면이 바로 이 갈릴리 호숫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베드로 수위권 교회는 단순히 사진 몇 장 찍고 지나가는 관광지보다는, 잠시 시간을 두고 갈릴리 호수를 바라보며 성경 이야기를 떠올려 볼 때 훨씬 의미가 깊어지는 곳입니다.
오병이어 기적 기념교회를 방문하신다면 가까운 베드로 수위권 교회까지 함께 둘러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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