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경이 ⑥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지금도 살아 움직이는 지구를 만나는 곳
하와이라고 하면 와이키키 해변과 리조트를 먼저 떠올리지만, 빅아일랜드까지 간다면 전혀 다른 하와이를 만나게 됩니다.
그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Hawaiʻi Volcanoes National Park)입니다.
이곳에서는 거대한 분화구와 굳어버린 용암대지, 열기를 내뿜는 지면을 보면서 말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지구’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킬라우에아(Kīlauea)와 지구에서 가장 거대한 활화산 가운데 하나인 마우나로아(Mauna Loa)가 공원 안에 있습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곳의 풍경이 항상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킬라우에아의 화산 활동에 따라 어떤 날은 조용한 분화구를 보게 되고, 운이 좋으면 멀리서 붉은 용암과 용암분수를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경이 시리즈 여섯 번째 장소로 이곳을 골랐습니다.
🌋 킬라우에아는 지금도 활동하는 화산입니다
킬라우에아는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정상부의 할레마우마우(Halemaʻumaʻu) 분화구에서는 최근까지도 간헐적인 분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4년 12월 23일 시작된 정상부 화산 활동은 한 번 계속 분출하는 형태라기보다는 분출과 휴지를 반복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6년 8월 13일 끝난 53번째 분출에서는 용암분수가 지상 약 500피트, 약 150m까지 치솟았습니다. (USGS)
이 때문에 인터넷에서 본 멋진 용암 사진을 생각하고 찾아갔다가 용암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여행 일정과 분출 시기가 맞으면 평생 잊기 어려운 장면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에 가면 용암을 볼 수 있나요?”
여기에 대한 답은 “그날의 화산 상태에 따라 다르다”가 가장 정확합니다.
https://blog.naver.com/ksg4104/224388127568
🚨 2026년 8월 현재는 특히 출발 전 확인하세요
이 부분은 지금 여행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반드시 알아두셔야 합니다.
USGS가 8월 22일 발표한 자료에서는 킬라우에아가 당시 분출을 잠시 멈춘 상태였으며, 다음 용암분수 활동이 8월 24~28일 사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이는 예측이지 확정된 분화 일정이 아닙니다. (USGS)
더 중요한 변수가 있습니다.
최근 하와이섬을 강타한 허리케인과 추가 폭풍 영향 때문에 공원 운영 상황이 평소와 크게 달라져 있습니다. 국립공원관리청은 폭우와 강풍 등에 대비해 공원 폐쇄 조치를 발표했으며, USGS의 8월 22일 업데이트에서도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이 당시 폐쇄 상태라고 명시했습니다. (국립공원서비스)
따라서 지금 방문한다면 블로그나 여행카페의 몇 달 전 정보만 보고 출발하면 안 됩니다.
당일 아침 NPS의 공원 운영상황과 USGS 킬라우에아 화산 업데이트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용암이 분출한다면 어디서 봐야 할까요?
화산이 분출한다고 해서 분화구 바로 옆까지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분출 지역 자체는 위험하기 때문에 폐쇄되고, 방문객들은 국립공원에서 허용한 분화구 가장자리의 안전한 전망지점에서 관찰해야 합니다. NPS도 화산 활동 지역은 폐쇄하면서 안전하게 개방된 칼데라 가장자리 전망지점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국립공원서비스)
절대로 통제선을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용암보다 위험할 수 있는 것이 화산가스와 불안정한 절벽, 지면 균열, 화산재와 작은 화산 분출물입니다.
특히 분화가 시작되면 방문객이 몰리면서 주차장이 빠르게 차고 주변 도로가 막힐 수 있습니다.
🚗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에서 꼭 봐야 할 곳
공원 규모가 워낙 커서 처음 방문하면 어디부터 가야 할지 막막할 수 있습니다.
처음 가는 여행자라면 다음 장소들을 중심으로 일정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① 킬라우에아 정상과 할레마우마우 분화구
가장 먼저 봐야 할 곳입니다.
과거 사진에서 보던 킬라우에아와 지금의 모습은 상당히 다릅니다.
특히 2018년 대규모 화산활동으로 정상부가 크게 변화하면서 할레마우마우 분화구와 주변 지형도 달라졌습니다.
전망대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사진만으로는 느끼기 어려운 엄청난 규모가 실감납니다.
용암이 보이지 않더라도 거대한 칼데라 자체만으로 충분히 볼 가치가 있습니다.
② 스팀 벤츠(Steam Vents)
땅속의 뜨거운 열이 지하수를 데우면서 수증기가 올라오는 곳입니다.
말 그대로 땅에서 김이 올라옵니다.
화려한 용암분수와 비교하면 소박해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상당히 신기합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땅 아래에 화산의 열이 존재하고 있구나.”
라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장소입니다.
③ 킬라우에아 이키 트레일(Kīlauea Iki Trail)
걷는 것을 좋아한다면 제가 특히 추천하는 곳입니다.
분화구 가장자리 숲길을 걷다가 실제 킬라우에아 이키 분화구 바닥으로 내려갑니다.
지금은 검게 굳은 용암대지이지만 1959년에는 이곳에서 엄청난 분화가 일어났습니다.
울창한 열대우림에서 황량한 화산지대로 풍경이 갑자기 바뀌는 것이 이 코스의 매력입니다.
다만 전체 트레일을 걸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므로 당일 일정이 빠듯하다면 전망대 위주로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④ 나후쿠 용암동굴(Nāhuku·Thurston Lava Tube)
용암이 만들어낸 천연 터널입니다.
과거 용암이 흘러가면서 바깥쪽부터 굳고 내부의 뜨거운 용암이 빠져나가면서 긴 동굴 형태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일반 석회동굴과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화산이 단순히 폭발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땅의 모양 자체를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주는 장소입니다.
⑤ Chain of Craters Road
시간이 허락한다면 꼭 달려보시길 권합니다.
킬라우에아 정상 부근에서 시작해 여러 분화구와 거대한 용암지대를 지나 태평양 해안 방향으로 내려가는 도로입니다.
처음에는 숲이 나타나다가 어느 순간 검은 용암대지가 펼쳐지고, 마지막에는 푸른 태평양과 만납니다.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의 규모를 가장 쉽게 체감할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입니다.
다만 화산 활동과 날씨, 도로 상황에 따라 일부 구간이 폐쇄될 수 있으므로 출발 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 마우나로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킬라우에아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의 또 다른 주인공은 마우나로아(Mauna Loa)입니다.
마우나로아는 해발 약 4,169m에 이르는 거대한 활화산입니다.
멀리서 보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뾰족한 화산 모양과 다릅니다.
경사가 완만하면서 엄청나게 넓습니다.
하와이의 화산은 점성이 비교적 낮은 현무암질 용암이 넓게 흘러내리면서 거대한 방패 모양을 만드는 순상화산(Shield Volcano)이기 때문입니다.
킬라우에아가 현재의 역동적인 화산활동을 보여준다면 마우나로아에서는 화산이라는 지형 자체의 엄청난 규모를 느낄 수 있습니다.
🌙 밤에 가면 정말 용암이 더 잘 보일까?
화산이 실제로 분출하고 있다면 밤에는 붉은 용암의 빛이 훨씬 선명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분출 시기에는 일몰 이후 방문객이 크게 늘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어둡고 낯선 화산지대에서 이동해야 하고 주차공간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기온도 해변지역보다 상당히 낮아질 수 있습니다.
더구나 화산 활동은 갑자기 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밤에 가면 무조건 용암을 볼 수 있다”가 아니라 “분출 중이라면 밤이 관찰에 유리할 수 있다”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 입장료는 얼마일까요?
일반적인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 입장료는 현재 차량 1대 기준 $30이며 일반 입장권은 7일 동안 유효합니다. 개인 입장은 $15, 오토바이는 $25입니다. (국립공원서비스)
빅아일랜드와 마우이를 여행하면서 여러 국립공원을 방문한다면 Hawaiʻi Tri-Park Annual Pass $55도 비교해볼 만합니다.
미국 국립공원을 여러 곳 여행한다면 America the Beautiful 연간패스가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중요한 점 하나.
공원 입장료 결제는 현금을 받지 않습니다. (국립공원서비스)
🎉 8월 25일은 무료입장일
여행 날짜가 맞는다면 상당히 좋은 정보입니다.
2026년 8월 25일은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PS) 창설 110주년 기념 무료입장일로 지정돼 있습니다. 해당 자격 조건에 맞는 방문객은 입장료가 면제됩니다. (국립공원서비스)
다만 올해는 현재 폭풍과 공원 폐쇄라는 변수가 있습니다.
무료입장일이라고 해도 공원이 안전상의 이유로 폐쇄돼 있으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따라서 8월 25일 방문 예정이라면 반드시 운영 여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 처음 간다면 이렇게 돌아보세요
공원이 정상 운영된다는 전제로 하루 일정이라면 저는 이렇게 추천합니다.
오전 9시 전후 공원 도착 → Welcome Center → 킬라우에아 정상 전망지역 → Steam Vents → Kīlauea Iki Overlook → Nāhuku Lava Tube → 점심 → Chain of Craters Road → 해안지역 → 다시 정상부로 이동
용암분출이 진행 중이고 야간관람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저녁식사 후 정상부 전망지역을 다시 찾는 방법도 있습니다.
현재 킬라우에아 방문자센터는 리노베이션 공사 중이라 주요 방문객 서비스가 Kilauea Military Camp의 Welcome Center로 옮겨져 있습니다. 정상 운영 시 Welcome Center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45분입니다. (국립공원서비스)
☀️ 하와이라고 반팔만 입고 가면 후회할 수 있습니다
빅아일랜드 해변에서 출발하면 덥기 때문에 반바지와 반팔 차림으로 가기 쉽습니다.
하지만 화산 국립공원 정상부는 고도가 높습니다.
비가 내리고 바람까지 불면 체감온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얇은 긴팔 옷이나 바람막이, 운동화, 물은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일몰 이후까지 머문다면 겉옷을 챙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 화산가스 ‘VOG’도 알아두세요
킬라우에아에서 나오는 이산화황(SO₂)은 대기 중에서 반응하면서 이른바 VOG(Volcanic Smog)를 만들 수 있습니다.
USGS는 분화가 멈춰 있는 사이에도 정상부에서 이산화황이 배출될 수 있으며, 바람 방향에 따라 화산가스가 이동한다고 설명합니다. 고농도의 화산가스와 VOG는 호흡기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USGS)
특히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이나 어린이·고령자가 함께 여행한다면 당일 공기 상태와 화산가스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빅아일랜드에서는 렌터카가 편합니다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은 빅아일랜드에 있습니다.
호놀룰루가 있는 오아후섬에서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오아후에서 여행한다면 항공편으로 빅아일랜드의 힐로(Hilo) 또는 **코나(Kona)**로 이동한 뒤 렌터카를 이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화산 국립공원만 생각하면 힐로 쪽이 훨씬 가깝습니다.
반면 코나는 리조트와 해변여행을 함께 즐기기 좋기 때문에 코나 → 화산 국립공원 → 힐로 또는 반대 방향으로 빅아일랜드를 횡단하는 일정도 좋습니다.
⭐ 제가 생각하는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의 진짜 매력
그랜드캐니언이나 모뉴먼트 밸리는 수백만 년 동안 만들어진 거대한 자연을 바라보는 여행이라면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은 느낌이 조금 다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형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어제와 오늘의 모습이 다를 수 있고 몇 년 뒤 다시 방문하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용암을 실제로 보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가볼 가치가 있습니다.
검게 굳은 용암대지 위에 다시 식물이 자라고, 열대우림 옆에 거대한 분화구가 펼쳐지고, 그 아래에서는 여전히 마그마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와이에서 바다와 리조트만 보고 돌아오기 아쉽다면 빅아일랜드에서 하루 정도는 ‘살아 있는 지구’를 만나보시길 추천합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킬라우에아 활동이 이어지는 시기에 여행한다면 출발 당일 화산 상황과 공원 개방 여부를 확인하는 것, 이것 하나는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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