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성지순례|오병이어 기적 기념교회,
예수님이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5천 명을 먹이신 타브가
이스라엘 갈릴리 지역을 여행하면서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습니다.
바로 타브가(Tabgha)에 있는 ‘오병이어 기적 기념교회(Church of the Multiplication of the Loaves and Fish)’입니다.
성경에서 예수님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수많은 사람을 먹이셨다는 오병이어 기적을 기념하는 곳입니다.
성경으로만 읽었던 이야기를 실제 장소에서 떠올려보니 평범한 교회 관광과는 느낌이 상당히 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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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 호숫가 타브가, 오병이어 기적을 기억하는 곳
[사진 1 – 오병이어 기적 기념교회 외부 전경]
사진 속 건물이 오병이어 기적을 기념하는 교회입니다.
밝은 석회암으로 지어진 외벽과 붉은 기와지붕, 정면 위쪽의 작은 종탑과 십자가가 눈에 들어옵니다. 화려하고 웅장한 유럽의 대성당과는 달리 상당히 소박한 모습입니다.
이곳 타브가(Tabgha)는 갈릴리호수 북서쪽, 가버나움에서 서쪽으로 약 3km 떨어진 곳입니다.
타브가라는 이름은 그리스어 ‘헵타페곤(Heptapegon)’, 즉 ‘일곱 개의 샘’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집니다. 실제로 이 일대에는 여러 샘이 있었고, 오래전부터 물이 풍부한 지역이었습니다. (Custodia)
“Jesus in Tabgha” 안내판부터 천천히 읽어봅니다
교회 주변에는 ‘Jesus in Tabgha’라는 제목의 안내판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안내판에는 타브가 주변 지도와 함께 예수님의 여러 행적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특히 왼쪽에는 ‘First Feeding of the Multitude’, 오른쪽에는 ‘Second Feeding of the Multitude’라는 설명이 보입니다.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는 군중을 먹인 기적이 두 차례 기록되어 있고, 누가복음과 요한복음에는 오병이어 사건이 한 차례 기록됩니다. 오늘날 타브가는 전통적으로 그 가운데 오병이어 기적을 기억하는 대표적인 장소가 되었습니다. (Studium Biblicum Franciscanum)
오병이어 기적은 어떤 사건일까요?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모였지만 날이 저물도록 사람들은 제대로 먹지 못했습니다.
그때 한 아이가 가지고 있던 것은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였습니다.
예수님은 그것을 받아 감사기도를 드린 뒤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셨고, 사람들이 배불리 먹은 뒤에도 남은 조각이 열두 바구니에 찼다고 복음서는 전합니다.
그래서 ‘오병이어(五餠二魚)’라고 부릅니다.
다섯 개의 떡과 두 마리의 물고기.
아주 적은 것이 수많은 사람을 먹이는 풍성함으로 바뀌었다는 점 때문에 기독교에서 매우 상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집니다.
교회 안으로 들어가니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교회 안으로 들어가면 외관에서 느꼈던 소박함이 그대로 이어집니다.
높은 아치와 굵은 석조 기둥, 나무 천장이 어우러져 있는데 금빛 장식으로 가득한 유럽의 성당과는 분위기가 전혀 다릅니다.
오히려 장식이 절제되어 있어서 자연스럽게 시선이 교회 바닥과 중앙 제단으로 향합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사람들이 가장 안쪽 제단 앞으로 모여 있습니다.
그곳에 이 교회에서 절대 놓치면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이 교회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닥입니다
처음 방문하면 제단부터 보게 되지만 이곳에서는 발밑도 꼭 보셔야 합니다.
바닥 곳곳에 고대 모자이크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교회에서는 초기 교회와 비잔틴 시대의 흔적을 볼 수 있으며, 특히 습지의 식물과 새, 동물 등을 묘사한 고대 모자이크가 유명합니다.
5~6세기에 이곳에 비잔틴 교회가 세워졌고 이후 파괴되었으며, 현재의 교회는 고대 유적과 모자이크를 보존하면서 1982년 재건된 건물입니다. (Studium Biblicum Franciscanum)
그래서 겉으로 보면 비교적 새 교회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상당히 오래된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드디어 만난 오병이어 모자이크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입니다.
제단 바로 아래 바닥을 자세히 보면 작은 모자이크가 있습니다.
가운데 빵 바구니, 그리고 양쪽에 물고기 두 마리.
바로 오병이어 기적을 상징하는 모자이크입니다.
세계의 수많은 성경책과 성지순례 자료에서 보았던 바로 그 이미지가 실제로 제단 앞에 놓여 있습니다.
직접 와서 보면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작고 소박합니다.
그런데 이 작은 모자이크 하나 때문에 전 세계에서 수많은 순례객이 이곳을 찾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빵이 5개가 아니라 4개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성경에는 분명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사진 속 바구니를 자세히 보면 빵은 네 개만 표현되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전통적으로는 나머지 한 개의 빵을 제단 위에 있는 성찬의 빵과 연결해서 해석하기도 합니다.
다만 고고학적으로 확정된 ‘정답’이라기보다는 이 모자이크를 설명할 때 널리 소개되는 상징적 해석으로 이해하는 편이 좋습니다.
실제 성지에서 이런 세세한 부분을 알고 보면 그냥 사진 한 장 찍고 지나갈 때와 느낌이 상당히 다릅니다.
모자이크 바로 뒤에는 바위가 있습니다
사진에서 제단 아래를 자세히 보시면 모자이크 뒤쪽에 자연석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오래된 기독교 전승에서는 이 돌을 예수님이 빵을 놓았던 장소를 기념하는 바위로 여겨왔습니다.
4세기 말 성지를 방문한 순례자 에게리아와 관련된 전승에도 이곳의 돌이 제단이 되었다는 내용이 전해집니다. 오늘날에도 그 바위가 제단 아래 보존되어 있습니다. (Custodia)
역사적으로 예수님이 바로 이 돌 위에 실제 빵을 올렸다는 것을 고고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초기 기독교 시대부터 이 지역이 오병이어 사건을 기억하는 장소로 여겨졌다는 점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교회 전체를 보면 제단의 위치가 더 잘 보입니다
조금 뒤로 물러나 촬영한 사진입니다.
가운데 흰색 제단이 있고 오른쪽에는 성경을 펼쳐놓는 봉독대가 있습니다.
그리고 제단 아래에 오병이어 모자이크와 바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장식보다는 말씀과 제단, 그리고 고대 유적 자체에 집중하도록 만든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잠시 의자에 앉아 성경 속 오병이어 이야기를 떠올려 보는 것도 좋습니다.
교회 안쪽에서 바라본 회랑
교회 내부를 돌아보면 이렇게 조용한 회랑도 만날 수 있습니다.
밝은 석회암 벽과 작은 아치형 창문, 나무 천장이 이어집니다.
사람들이 많은 중앙 예배 공간과 달리 이곳은 상당히 조용했습니다.
이스라엘 성지순례는 유명한 유적을 많이 보는 여행이기도 하지만, 이런 조용한 공간에서 잠시 머무르는 시간이 오히려 오래 기억에 남기도 합니다.
갈릴리 호수가 바로 가까이에 있습니다
교회 주변을 조금 걸으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멀리 보이는 넓은 수면이 갈릴리호수(Sea of Galilee)입니다.
사진만 보면 큰 호수라기보다 바다처럼 보입니다.
타브가는 갈릴리호수 북서쪽에 자리하고 있어 가버나움, 베드로 수위권 교회, 팔복산 등 예수님의 갈릴리 사역과 관련된 성지를 함께 둘러보기 좋습니다. (Custodia)
성경에서 읽었던 이야기가 실제 지형과 연결되기 시작하는 순간입니다.
수도원 같은 아치형 공간도 인상적입니다
교회 외부에는 이렇게 아치가 이어지는 회랑이 있습니다.
사진 속에는 성지순례객들이 모여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중앙에는 고대 유적에서 볼 법한 석조 기둥머리도 놓여 있습니다.
교회 하나만 보고 바로 나가기보다는 주변 회랑과 정원까지 천천히 둘러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화려하지 않아서 오히려 기억에 남았던 곳
다시 밖으로 나오면 교회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돌로 만든 벽, 아치형 회랑, 붉은 지붕, 작은 종탑과 십자가.
예루살렘의 웅장한 성묘교회나 유럽의 화려한 대성당을 생각하면 놀랄 만큼 담백합니다.
하지만 이곳의 주인공은 건물의 화려함이 아니라 2천 년 전 갈릴리에서 전해진 이야기와 그 기억을 이어온 장소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브가에서는 오병이어만 보고 끝내면 아쉽습니다
타브가 일대에는 오병이어 기념교회 외에도 예수님의 갈릴리 사역과 관련된 장소들이 가까이 모여 있습니다.
특히 가까운 곳에는 부활한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내 양을 먹이라”고 말했다는 전승을 기념하는 베드로 수위권 교회(Church of the Primacy of St. Peter)가 있습니다.
또 주변에는 가버나움과 팔복산도 있어 성지순례에서는 보통 이 지역을 하나의 동선으로 묶어 둘러봅니다. 타브가 자체에도 오병이어, 부활 후 예수님의 발현과 베드로에 관한 기억, 팔복과 관련한 오랜 기독교 전승이 남아 있습니다. (Custodia)
직접 가보니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작은 모자이크’였습니다
오병이어 기적 기념교회를 다 둘러보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웅장한 건물도, 화려한 성화도 아니었습니다.
제단 아래에 조용히 자리 잡은 빵과 물고기 모자이크였습니다.
성경에서 수없이 접했던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라는 이야기가 하나의 그림으로 눈앞에 나타나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성경을 읽어본 분이라면 이곳에서 요한복음 6장이나 마태복음 14장의 오병이어 이야기를 다시 한번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갈릴리 호수와 타브가의 풍경을 바라본 뒤 교회 안으로 들어가 모자이크 앞에 서면 성경의 지명이 단순한 글자가 아니라 실제 존재하는 공간으로 다가옵니다.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계획하고 계신다면 가버나움과 함께 타브가 오병이어 기적 기념교회도 꼭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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