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근대건축관, 일제강점기 조선은행에서 만나는 군산의 근대역사
군산 근대역사여행을 하다 보면 도시 곳곳에 남아 있는 오래된 건축물 때문에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느려집니다. 그중에서도 꼭 한번 들어가 볼 만한 곳이 군산 근대건축관입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단순히 옛 건물을 보존해 놓은 공간이 아니라, 군산이라는 도시가 어떻게 성장했고 일제강점기 어떤 역할을 했는지 건축물과 은행, 화폐, 생활상을 통해 보여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진을 따라 내부를 둘러보겠습니다.
군산 근대건축관, 원래는 조선은행 군산지점
건물 입구에 들어서기 전부터 ‘군산근대건축관’이라는 이름과 함께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이라는 글씨가 눈에 들어옵니다.
현재 근대건축관으로 이용되는 건물은 과거 조선은행 군산지점으로 사용됐던 곳입니다.
군산은 개항 이후 항구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고, 특히 일제강점기에는 호남평야에서 생산된 쌀을 일본으로 반출하는 주요 항구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항구가 커지고 물류와 상업이 활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금융기관의 역할도 커졌습니다. 전시실에서는 이러한 군산의 변화와 함께 조선은행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특히 당시 군산의 모습과 은행 건물 사진, 조선은행 영업소 소재도 등이 함께 전시돼 있어 글로만 역사를 읽는 것보다 훨씬 이해하기 쉽습니다.
건물 자체가 하나의 전시물
안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이 높은 천장과 넓은 공간입니다.
요즘 은행 건물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2층까지 시원하게 트인 내부와 난간, 계단, 기둥 등이 그대로 어우러져 있어 전시물을 보기 전에 건축물 자체부터 천천히 둘러보게 됩니다.
바닥 일부는 유리로 만들어져 있고 그 아래에는 군산의 모습을 보여주는 자료가 설치돼 있습니다.
2층에서 내려다보면 건물의 전체 구조가 더욱 잘 보입니다.
사진을 찍기에도 상당히 좋은 곳입니다. 화려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오래된 건물 특유의 묵직한 분위기가 있어 군산 근대문화유산 여행과 잘 어울립니다.
‘동아시아의 조선은행’과 군산
전시관 한쪽에서는 ‘군산의 조선은행’, ‘동아시아의 조선은행’이라는 주제로 당시 금융기관의 역사를 소개합니다.
옛 지도와 군산 시가지 사진, 조선은행 건물 사진 등을 비교해 볼 수 있는데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은행과 달리 당시의 조선은행은 일제의 식민지 금융정책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습니다.
전시된 자료를 보다 보면 군산이 단순한 지방 항구도시가 아니라 쌀과 물자, 금융이 집중됐던 중요한 도시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벽면의 오래된 벽돌을 그대로 살려 놓은 공간과 전시물이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실제 금고도 볼 수 있어요
은행 건물이었던 만큼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금고입니다.
전시관에는 조선은행 군산지점에서 금고로 사용됐던 공간을 활용한 전시가 마련돼 있습니다.
‘금고 1·2, 동아시아의 조선은행’이라는 안내판을 따라가면 과거 은행의 흔적을 좀 더 가까이 느껴볼 수 있습니다.
은행이라고 하면 화려한 지폐나 금고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옛 은행 건물 내부에서 당시 금융 시스템을 살펴보니 느낌이 상당히 달랐습니다.
100여 년 전 조선은행 화폐도 전시
개인적으로 눈길이 오래 머물렀던 전시는 조선은행 화폐였습니다.
전시판에는 1910년대부터 1940년대까지 사용됐던 여러 종류의 화폐가 소개돼 있습니다.
1원권, 5원권, 10원권 등 시대별 지폐 디자인을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습니다. 아래쪽에는 동전과 실제 화폐 자료도 전시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다면 역사·경제 공부에도 도움이 될 듯합니다.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지폐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옛 군산에는 어떤 건물들이 있었을까?
근대건축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군산의 근대 건축물을 소개하는 공간도 상당히 자세합니다.
전시판에는 미곡취인소를 비롯해 군산전기주식회사, 남조선전기주식회사, 거류민단사무실, 희소관, 군산좌 등 당시 군산 시내에 존재했던 다양한 시설이 소개돼 있습니다.
특히 옛 사진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현재 군산 거리를 걸으면서 보는 모습과 100여 년 전 모습을 비교해 보면 한 도시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더욱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학교와 교육시설의 역사도 한눈에
상업·금융시설뿐 아니라 당시 교육기관도 소개합니다.
군산공립보통학교, 군산가정여학교, 군산중학교, 군산도서관, 영명학교, 군산사립유치원 등 여러 교육시설의 옛 모습을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근대 군산이 단순히 항구와 쌀의 도시만이 아니라 학교와 병원, 극장, 은행 등 근대적인 도시시설이 빠르게 들어섰던 곳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일제강점기 도시가옥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전시관 안에는 당시 도시가옥의 주거형태를 축소한 모형도 있습니다.
건물 지붕과 마당, 정원, 주변 거리까지 세밀하게 재현해 놓았습니다.
글과 사진으로만 보는 것보다 입체 모형으로 살펴보니 당시 사람들이 어떤 공간에서 생활했는지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군산에는 지금도 일본식 가옥을 비롯한 근대 건축물이 남아 있기 때문에 실제 거리 여행 전에 이곳을 먼저 관람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옛날 변기가 이렇게 생겼다고?
전시품 가운데 의외로 눈길을 끄는 것이 생활용품입니다.
사진 속 푸른색 문양이 그려진 도자기 형태의 물건은 안내문에 ‘구 변해원 건물의 변기’라고 소개돼 있습니다.
오늘날 화장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자료입니다.
바로 옆의 큰 도기 형태 전시품은 ‘구마모토 농장 가옥 소변기’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역사박물관에 가면 왕이나 정치, 전쟁과 관련된 유물에 관심이 집중되기 마련인데, 이런 생활용품을 보면 오히려 당시 사람들의 일상이 훨씬 가깝게 느껴집니다.
독립운동과 수탈의 역사도 함께
근대 군산의 역사를 이야기하면서 일제강점기의 수탈과 독립운동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전시실에는 쌀가마니를 쌓아 놓고 운반하는 모습을 재현한 공간도 있습니다.
군산항은 호남지역에서 생산된 쌀이 집결했던 곳이었고, 일제강점기에는 많은 양의 쌀이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반출됐습니다.
하얀색으로 표현된 노동자들과 산처럼 쌓인 쌀가마니를 보고 있으면 당시 군산항의 모습을 상상하게 됩니다.
화려하게 발전했던 근대도시의 이면에는 식민지 수탈이라는 아픈 역사가 존재했다는 사실도 함께 생각하게 됩니다.
‘민족의 함성’ 작품도 눈길
사진 속에서 가장 강렬했던 전시물 가운데 하나는 수많은 사람의 얼굴이 빼곡하게 모여 있는 작품입니다.
안내판을 보면 작품명은 ‘민족의 함성’, 작가는 강용면이며 레진과 우레탄 도료를 사용해 만든 대형 작품으로 소개돼 있습니다.
크기가 무려 5,000×3,000㎜에 이릅니다.
작품에는 오천년 역사 속 우리 민족을 위해 도움을 준 여러 인물과 대한민국 건국을 위해 공헌한 독립유공자 등이 표현돼 있습니다.
가까이에서 보면 하나하나 다른 얼굴이지만 조금 떨어져 바라보면 수많은 얼굴이 하나의 거대한 역사처럼 느껴집니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 현장에서 보는 규모감이 훨씬 큰 작품입니다.
월명동 근대가옥 망새도 흥미롭다
또 하나 눈여겨볼 만한 유물은 ‘월명동 근대가옥 망새’입니다.
지붕 끝부분을 장식했던 건축 부재인데, 오래된 건물의 일부를 가까이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이런 작은 건축 부재 하나까지 살펴보고 나면 이후 군산의 근대거리를 걸을 때 지붕이나 벽돌, 창문 등 평소에는 지나치던 부분도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서 이곳은 단순한 박물관이라기보다 군산 근대거리 여행의 사전학습장 같은 느낌이 듭니다.
군산 근대건축관을 먼저 보고 거리를 걸어보세요
군산 여행에서 근대건축관은 규모만 놓고 보면 아주 큰 박물관은 아닙니다.
하지만 군산이라는 도시를 이해하는 데는 상당히 알찬 곳입니다.
특히 사진에 담긴 것처럼 조선은행과 화폐, 금고, 근대건축물, 학교와 극장, 일제강점기 생활상, 쌀 수탈과 독립운동까지 여러 이야기가 한 건물 안에 담겨 있습니다.
그냥 군산 근대거리를 걷는 것과 이곳에서 당시 역사를 먼저 이해하고 거리를 걷는 것은 느낌이 꽤 다릅니다.
근대건축관 → 주변 근대문화유산 →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일대를 함께 묶어 둘러보면 더욱 좋습니다.
사진 찍기 좋은 관광지만 찾기보다는 군산이 왜 ‘근대역사문화도시’라고 불리는지 알고 싶은 분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관람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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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조선은행 군산지점 건물 자체의 근대건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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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행의 역사와 당시 화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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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은행 금고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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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의 근대 건축물과 옛 시가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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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쌀 수탈과 생활상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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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 관련 전시와 ‘민족의 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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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변기·소변기·기와 등 재미있는 생활·건축 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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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관람지라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 군산여행 코스로도 활용하기 좋음
※ 운영시간·휴관일·관람료 등은 시기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니 방문 직전 군산시 공식 관광정보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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