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 이런 곳이?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세실마루까지 직접 둘러보니
서울시청과 덕수궁 주변은 여러 번 지나가도 의외로 놓치기 쉬운 공간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입니다.
높은 빌딩이 빼곡한 서울 도심 한가운데 붉은 기와지붕과 화강석 벽의 성당이 자리 잡고 있는데, 안으로 들어가 보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황금빛 모자이크 제단과 돌기둥, 스테인드글라스, 파이프오르간이 어우러져 잠시 유럽의 오래된 성당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번에는 성당 내부뿐 아니라 경운궁 양이재와 세실마루까지 직접 둘러봤습니다.
⛪ 서울시청 바로 옆, 100년 역사의 서울주교좌성당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은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의 중심 성당입니다. 1922년 착공해 1926년 1차 완공됐으며, 당초 설계에서 완성하지 못했던 부분을 보완해 1996년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완성됐습니다. (미디어허브)
사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붉은 기와지붕과 회색 화강석, 붉은 벽돌의 조화입니다.
전형적인 서양 성당과도 조금 다릅니다. 로마네스크 건축양식을 기본으로 하면서 한국 전통건축의 요소를 접목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35호로 지정됐습니다. (미디어허브)
주변의 현대식 고층빌딩과 함께 바라보면 더욱 독특합니다. 100년 가까운 성당과 현대 서울의 스카이라인이 한 화면에 들어옵니다.
✨ 문을 열고 들어가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외관도 아름답지만 이곳의 진짜 매력은 성당 내부에 있습니다.
높은 아치형 천장 아래로 굵은 돌기둥이 이어지고, 검은색 의자 너머 정면에는 황금빛 모자이크 제단화가 강렬하게 빛납니다.
성당의 12개 돌기둥은 열두 사도를 상징하며, 정면의 모자이크 제단화는 1927년부터 1938년에 걸쳐 제작됐습니다. (미디어허브)
직접 들어가 보니 외부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내부가 상당히 넓고 천장도 높습니다.
화려하게 장식된 유럽의 대성당과는 조금 다르게, 장식 자체는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돌기둥과 아치, 목조 천장, 황금빛 제단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인상적입니다.
🌈 고개를 들어야 보이는 스테인드글라스
성당에 들어왔다면 정면 제단만 보고 나가기는 아깝습니다.
고개를 들어 높은 곳의 창문을 살펴보면 작은 스테인드글라스가 보입니다. 햇빛이 들어오면서 흰 벽과 천장에 은은한 색을 더해줍니다.
특히 사진을 찍을 때는 제단만 확대하기보다는 아치와 목조 천장, 스테인드글라스를 함께 담으면 이 성당의 독특한 구조가 훨씬 잘 드러납니다.
🎹 1,450개의 파이프로 만들어진 파이프오르간
성당 뒤쪽 2층을 바라보면 거대한 파이프오르간도 볼 수 있습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이 오르간은 1985년 예배용으로 설치됐으며 20개의 음전과 1,450개의 파이프로 구성돼 있습니다. (서울문화포털)
짙은 나무색 구조물 사이로 은빛 파이프가 솟아 있는 모습만으로도 상당한 존재감이 있습니다.
서울주교좌성당에서는 정오음악회 등 음악 행사도 열려 왔기 때문에, 공연 일정과 맞는다면 성당 건축과 함께 파이프오르간의 울림을 경험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 성당 옆에서 발견한 뜻밖의 한옥, 경운궁 양이재
성당을 둘러보다 보면 더욱 뜻밖의 풍경을 만나게 됩니다.
서양식 성당 바로 옆에 전통 한옥 한 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바로 경운궁 양이재입니다.
현장 안내판을 보면 양이재는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소개돼 있습니다. 원래 경운궁, 즉 지금의 덕수궁 영역과 관련된 건물로, 이후 현재 위치로 옮겨졌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한옥과 로마네스크 성당을 한 자리에서 보는 독특한 장면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고층빌딩까지 배경으로 들어오면 한옥, 근대 서양식 건축, 현대식 빌딩이라는 서로 다른 시대의 서울이 한 화면에 겹쳐집니다.
🌿 그냥 지나치기 쉬운 성당 안쪽 마당
성당과 양이재 사이에는 작은 마당과 쉼터도 있습니다.
나무와 벤치가 있고 테이블과 의자가 놓인 공간도 있어 시청 주변의 복잡한 거리와는 분위기가 상당히 다릅니다.
서울 중심부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할 만큼 조용합니다.
관광지만 빠르게 찍고 이동하기보다는 성당을 한 바퀴 천천히 걸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 여기서 끝이 아니다…엘리베이터 타고 ‘세실마루’로
이번 방문에서 특히 재미있었던 곳은 세실마루였습니다.
성당 주변을 둘러보다 보면 ‘세실마루 Cecil Maru’라고 적힌 엘리베이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진 속 엘리베이터 안내를 보면 3층이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2층이 로비이고 가장 위쪽에 세실마루(R)가 표시돼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갑자기 시야가 탁 트입니다.
🌇 세실마루에서 보는 서울 풍경이 의외로 좋다
세실마루에서는 서울주교좌성당의 지붕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지상에서 볼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입니다.
붉은 기와지붕과 종탑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그 뒤로 코리아나호텔과 서울 도심의 고층빌딩이 이어집니다.
반대편으로 시선을 돌리면 덕수궁 일대의 녹지와 근대 건축물도 보입니다.
바로 이 풍경 때문에 성당만 보고 돌아가기보다는 세실마루까지 올라가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 ‘과거와 현재의 서울’을 한 장에 담을 수 있는 곳
세실마루의 가장 큰 매력은 화려한 전망대가 아니라 서울의 시간층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통 기와와 한옥, 붉은 벽돌의 근대 건축, 100년 된 성당, 유리와 철골로 지어진 현대식 건물, 서울의 고층빌딩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사진을 좋아한다면 성당 정면보다 오히려 이곳에서 재미있는 구도를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사진처럼 성당 종탑과 붉은 지붕을 전경에 놓고 서울의 빌딩을 배경으로 촬영하는 구도가 상당히 좋습니다.
📜 건축만 보는 곳이 아니다
서울주교좌성당은 단순히 오래된 예쁜 성당만은 아닙니다.
서울의 근현대사와도 연결되는 공간이며, 성당 일대에는 건물의 역사와 의미를 설명하는 안내판들이 설치돼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곳을 한국 전통미와 서양 로마네스크 건축이 결합된 중요한 근대 건축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미디어허브)
따라서 사진만 찍기보다 안내판을 하나씩 읽으며 돌아보면 여행의 재미가 훨씬 커집니다.
🚶 덕수궁과 함께 묶으면 좋은 서울 반나절 여행
위치도 상당히 좋습니다.
서울주교좌성당은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3번 출구에서 가깝고, 덕수궁과 서울시청 일대에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허브)
그래서 저는 다음처럼 묶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시청역 →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 경운궁 양이재 → 세실마루 → 덕수궁 → 정동길
멀리 이동하지 않고도 조선시대부터 근대, 현대 서울까지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코스입니다.
📌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점
성당은 종교시설이기 때문에 내부에서는 조용히 관람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배나 행사가 진행되는 경우에는 일반 관람이 제한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촬영한 현장 안내에는 평일 성당 개방 및 안내 시간이 11:00~16:00로 표시돼 있었습니다. 서울시의 기존 안내 역시 평일 중심으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사이 내부 관람이 가능하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만 개방시간은 행사와 예배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방문 당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서울문화포털)
❤️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었던 곳
서울주교좌성당은 유명 관광지처럼 사람들이 끊임없이 몰리는 곳과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화강석과 붉은 벽돌로 지어진 성당 외관에서 시작해 황금빛 모자이크 제단, 스테인드글라스와 파이프오르간을 감상하고, 밖으로 나오면 한옥인 양이재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실마루에 올라가면 그 모든 건축물 뒤로 현대 서울의 고층빌딩이 펼쳐집니다.
덕수궁이나 서울시청에 갔다가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아까운 곳.
서울 도심에서 조용히 걷고, 건축을 보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장소를 찾는다면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과 세실마루를 함께 둘러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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